1시에 업무를 마치고 집에 오면 대충 2시 30분 정도, 그때부터 4시 30분까지 나른한 주말 오후를 침대에 누워 여유로움을 만끽하다가 아내를 데리러 차를 몰고 나가 이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필요한 물품들을 사온다.
물론 아이가 낮잠에서 깨어나면 데리고 함께 쇼핑을 하는데 아이랑 함께 갈 경우 마트에서의 시간이 지체되곤 한다. 아이가 한참 장남감에 흥미를 느끼는 시기이라 이마트 2층 장난감 코너에서 떼를 부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그런데 난 잘 안사주는 편이다. 나름 고집에 센 아빠라서 그렇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연휴의 시작이라 왠만해선 시내에 나가고 싶지 않았으나 며칠전 아내와의 약속(=커플링 구입)이 있어 차량이 막힐 것을 감안하고 출발했다. 다행히 기대만큼의 도로막힘은 아니었고 주차 역시 쉽게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운이 너무도 좋았다!!
이곳저곳 다니며 반지 디자인을 보며 고르다가 갑자기 묵주반지가 좋을 것 같았는데, 아내가 동의해줘서 일이 쉽게 풀렸다. 사실 내년부터는 성당엘 다닐 계획이 우리 부부에게 있었기에 어차피 필요할 것 같아 묵주반지를 미리 구입하자고 한 것이다.

반지를 사니까 목걸이도 사고싶어하는 아내를 서둘러 데리고 가게를 나와 옷을 구경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그냥 모처럼만의 외출이라 그냥 돌아다니는 거였는데 아내는 미리 계획이 있었는지 한번에 가게에 들러 옷을 골라 입어보는데 조금 당혹스러웠다. 아내의 옷을 구입하고 다른 곳에서 이런저런 옷들도 구경하고 마침 공연하는 라틴댄스도 보며 젊은 연인들처럼 시내를 돌아다녔다. 저녁식사를 집에서 해야하기에 오뎅이랑 떡볶이를 먹어보질 못하고 집에 돌아왔다는 조금은 서운한 점이겠다.
결혼한지 8년째에 접어든 지금은 그냥 삶에 지쳐 습관적으로 살아왔었는데 가끔은 아내의 손을 잡고 예전에 사귀던 시절처럼 돌아도 다니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아내의 손이 조금 까칠했는데 핸드크림도 하나 살껄 그랬나 싶다.

Posted by Mania™